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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7-20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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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열 시인의 '콩기도문'

시인의 시작노트

기사입력 2023-11-0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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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기도문

                               배주열

 

하늘과 땅에 수두룩한 하나님


부디


저희가, 저희 혼자 피난치 않게 하시고

저들의 나라처럼 고기와 술로 배 터지게 하지 마시고

영영 반쪽으로 허기지게 하소서

 

아멘


- 배주열 시집 <나도 매춘부다>에서 -

 



詩作노트

 

사람이 산다는 것이 늘 아름답고 행복하지 않음이 역설적이게도 다행이라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그리운 사람이 늘 가까이 있고 구하고저 하는 것이 늘 손닿는 데 있다면 노래도, , 꽃다발을 들고 그대를 기다리는 시간들이 저리도록 그립지 못하겠지요.

 

오래전 강은교 시인의 "시인은 적당히 가난할 때 더 시인일 수 있다"라는 말씀에 깊이 공감한 적이 있습니다 가난이 굳이 아름다울 수는 없지만 정직하지 않는 부귀라면 차라리 부끄러울 일 없는 조금은 쓸쓸한 가난은 감당하실만하지 않을는지요.

 

세상은 어리석은 것들이 바꾸고 끌고 갑니다. 영악한 자들은 제 몫의 셈에만 바쁘지요. 제 몫의 셈을 잃어버린 쓸쓸한 한 바보들의 행복한 가난을 거두는 저문 날과 어두운 골목 어귀, 검정 비닐봉지에 이천 원어치의 순대와 한 병의 소주를 담고 저들에게 저의 가난했던 오늘 하루를 위로 받습니다.

 

평생 세상의 높은 자리에 호명 받은 일이 없음으로 그대에게 한 줄의 이력도 전하지 못합니다.그저 콩 심어 콩을 거두는 산중 돌밭에 엎드린 농투사니 하나 이 가을도 콩을 거둘 준비를 할 뿐.부족한 이지만 잠시 그대 쉬어가며 한 줌 위로가 될 수 있기를....

 

오늘 거친 비바람 속에 입술 터진 야국이 피고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저처럼 세상에 오래 피는 꽃씨 하나를 피우고 싶은....

 

- 평은산중에서-

 

시인 배주열은 경북 의성출생으로 2016문학청춘으로 등단했다. 그의 첫 시집으로나도 매춘부다가 있다.

영주인터넷방송 김미경프리랜서기자 (iybc365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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