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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희 대표, 예술은 진심과 절실함 속에서 피어난다

봉화 문화예술의 씨앗을 심는‘문화 곳간’ 이순희 대표

기사입력 2025-11-1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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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는 단지 그림을 걸어두는 곳만이 아니다. 갤러리를 찾은 사람들은 그림을 감상하며 작가의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으며, 그곳을 찾은 관람객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하며 서로를 알아가며 이해하게 되기도 한다. 그렇게 그림을 통해 우리는 마음을 열고 나눌 수 있으며, 어느새 예술이 스며들어 부드럽고 따뜻한 삶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사람과 사람을 만나게 하고 이어주며, 문화라는 꽃을 피우는 일, 이런 일을 묵묵히 이어가는 사람이 있다. 자신의 시간을 들여 전시를 기획하고, 작가를 부르고, 지역민에게 예술의 문을 열어주는 사람. 그녀가 바로 문화 곳간의 이순희 대표다.

 

미술치료에서 문화기획으로

 

진정한 예술은 화려함보다 진심과 절실함 속에서 피어난다고 믿는 이순희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그림에 관심이 많았다. 그녀의 시선은 언제나 그림에 머물러 있었다고 한다. “중학교 때부터였어요. 버스를 타고 대구 시내 전시장을 혼자 다녔죠. 해가 질 때까지 갤러리를 돌다 보면 밤이 되어 있곤 했어요. 그 조용한 공간에서 그림을 오래 바라보는 게 정말 좋았어요.”그렇게 시작된 미술과의 인연은 평생의 길이 되었다. 그리고 미술치료 공부를 시작했다. 미술을 전공했지만, 사람을 이해하고 돕고 싶은 마음이 미술치료를 공부하게 한 것이다.

 



상담심리학을 함께 공부했어요. 돌아보면 화가라기보다 미술치료사로 살아온 시간이 더 길었던 것 같아요.” 결혼과 함께 봉화에서 살게 된 이순희 대표는 어느덧 대구보다 더 오래 봉화에 머물게 되었으며 고향과도 같은 곳이 되었다고 말한다. 한동안 식당을 운영하기도 했던 이순희 대표는 8년 전 식당 문을 닫고, 2019년에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협동조합 문화곳간을 만들었다. 봉화에도 제대로 된 갤러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다.

 

 

 

작가 초청, 본격적인 전시 기획

 

이순희 대표는 오랫동안 미술치료 강의를 이어오며 느낀 것이 있다. 수업도 중요하지만, 그 결과물을 전시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일반인들이나 어르신들이 자신의 이름이 인쇄된 전시 포스터를 보며 설레여 하는 모습, 그게 바로 문화의 힘이라고 이순희 대표는 말한다. 하지만 봉화에는 그런 전시회를 열 갤러리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군청 내 솔향갤러리의 나무색 벽면을 하얀 종이로 덮어 직접 전시회를 열었다. 그리고 그 경험을 계기로 이순희 대표는 군청에 갤러리 리모델링을 제안했으며, 2019년 새롭게 단장된 전시 공간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후 작가를 초청해 본격적인 전시를 기획했으며, 작가의 전시가 신문에 실리며 봉화의 이름이 알려지기도 했다.

 



그리고 그 계기로 다양한 작가들이 릴레이로 전시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1년에 세 번씩 꾸준히 전시를 엽니다. 최소한 30년 이상 작품 활동을 했고 그리고 100호 이상을 4점 이상 가져올 수 있는 작가 분을 모셔오지요. 그러니까 퀄리티가 좋고 작품 활동에 진지한 작가들만 모시는 거죠. 전시는 작가에게도, 지역에도 품격을 만들어 주니까요.”

 

절실한 어떤 예술적 행위가 감동을

 

이순희 대표는 잘 그리려는 화려한 쪽보다는 절실한 어떤 예술적 행위 가 감동을 준다고 믿는다. 예술은 시대의 정신을 담는 그릇이고, 누구나 자신의 진심을 담아 표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작가가 그리는 명화를 보고도 감동을 하긴 하지만 어떤 사람의 어떤 진심을 표현하는 모든 어떤 행위는 사람들한테 감동을 주는 것 같아요. 그림이 거창할 필요는 없어요. 노인이나 아이, 장애인의 그림이라도 거기 담긴 마음이 감동을 줍니다.” 이순희 대표는 좋은 힐러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미술을 매개체로 사람들을 위로해주고 싶고 꿈을 주고 싶은 것이다. 저는 미술을 통해 위로를 전하고 싶어요. 큰 그림을 전시하려는 이유도 있어요. 아이들이 자기보다 큰 그림을 봤을 때 느끼는 감동은 오래 남거든요.”

 

가족이 소통할 수 있는 전시회를 여는 게 꿈

 

이순희 대표는 문화의 본질을 연결이라 말한다. BTS가 세계적으로 성공한 이유도 담을 넘었기 때문이듯이 문화는 벽을 허물고 서로를 섞이게 하는 힘이 있다고 이순희 대표는 말한다. “문화는 담을 넘어가기도 하잖아요. BTS가 성공한 것도 다른 어떤 담을 넘기도 하고 그 안에서 또 섞이기도 하고 그래서 성공하는 것 같아요. 문화가 파생되는 어떤 그런 효과는 굉장히 크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렇듯 문화로 마음을 잇고 싶어 하는 이순희 대표에게는 꿈이 있다.

작가들이 기획전을 하는 것도 좋지만, 제가 하고 싶은 갤러리가 있어요. 예를 들면 아빠는 색소폰, 엄마는 뜨개질, 아이는 그림을 그리는 그런 가족이 있잖아요. 그런 가족이 함께 전시를 여는 거예요. 그곳이 작은 20평이더라도 좀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그런 공간에서 가족이 소통하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전시회를 열 수 있는 것, 그게 제 꿈이에요. 이런 일이 이루어지기위해서는 결국 리더의 관심과 지역민의 공감이 함께해야 하죠.”

 

문화의 힘이 사람을 바꾼다

 

문화 경험이 없는 사람은 문화의 힘을 모를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이순희 대표는 지역민들에게 명화 읽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상담을 하면서 미술을 전공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한다.

 



미술 치료를 할 때는 그림을 읽는다고 그러거든요. 함께 그림을 보며 읽을 수 있고, 또 거기에 대해서 서로 얘기할 수 있고, 이런 것들이 너무 고맙고 저는 그런 것 같아요. 그림을 통해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죠.” 또한, 젠탱클 수업에서는 수강생들이 직접 카드를 만들고 있으며 판매도 한다.

 



교육을 받았으면 그것을 다시 사회에 환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순희 대표는 평생교육을 통해서 무료로 배운 것들이 다시 사회에 순환돼서 선한 일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림 한 장에 5천 원 해요. 그러면 사는 사람은 만 원 정도 주면 도움도 줄 수 있고, 또 그 카드를 받는 사람은 너무 따뜻하잖아요. 사는 사람도, 만드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모두 따뜻해지는 것이죠.”

이렇듯 지역민들과 함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이순희 대표는 누구보다도 문화의 가치를 잘 알고 있다. 박수근미술관이 있는 양구라는 작은 도시를 미술관 하나가 살리듯이, 루브르가 프랑스를 살리듯이, 문화가 곧 경제고, 문화가 곧 나라의 품격이라고 말한다.


 


지역에서 저 말고도 또 문화적으로 힘을 쓰는 사람이 많겠지만 저는 저 나름대로 제가 하는 일을 그냥 꾸준히 해 나가는 거죠. 저는 그냥 제 자리를 지키며,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에요. 언젠가 누군가 이 일을 이어가겠죠. 그때까지는 미련 없이, 지금 주어진 일을 지금 여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김미경 프리랜서기자 (iybc365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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