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영주를 사랑하는 출향인들의 모임인 영주사랑네트워크(회장 이종오, 이하 영넷)가 인구 소멸과 학령인구 감소의 위기 속에서도 땀방울을 흘리며 지역의 명예를 드높이고 있는 풍기중학교 축구 꿈나무들을 위해 따뜻한 응원을 건넸다.
지난 18일, 영넷은 풍기중학교를 방문해 축구부 발전기금 100만 원을 전달하고, 선수단 및 학교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전달식에는 영넷 이종오 회장과 김수찬 사무총장을 비롯해 김병호 경북항공고등학교 이사장, 노승환 장군 등 지역 인사들이 함께 자리했다. 학교 측에서는 풍기중학교 한애경 교장과 교감, 축구부 천대원 감독과 코치진, 체육 담당 교사, 학부모 대표, 학년별 주장 선수 등이 참석해 축구부의 현주소와 당면 과제를 공유하고 학교 체육의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1968년 창단해 1975년 재창단된 풍기중학교 축구부는 반세기가 넘는 유구한 역사 속에서 숱한 축구 유망주를 배출해 온 지역 축구의 산실이다.
특히 최근 거둔 성과는 눈부시다. 2024년 제천의병추계전국중등U-15 축구대회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2026학년도에는 ‘2026 전국중등축구리그’ 경북 1리그에서 역대 최초로 준우승을 차지하며 오는 11월 열리는 대망의 전국 왕중왕전 진출권을 획득했다. 상위권 우수 자원을 대거 선점해 가는 대도시 명문 클럽이나 학원 팀들과 달리, 풍기중 지도자들의 헌신적인 맞춤형 지도와 학생들의 끈기로 빚어낸 값진 결실이다.

천대환 감독을 필두로 허성 수석코치, 김용일 저학년 코치, 김현빈 골키퍼 코치 등 전문 지도자진은 기술적 완성도뿐 아니라 인성 교육을 병행하며 탄탄한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3학년 8명, 2학년 13명, 1학년 16명 등 총 37명의 선수가 활약 중이며, 영주와 인근 경북 지역은 물론 울산, 천안, 대구, 평택, 광양 등 전국 각지에서 축구 유학을 온 유망주들이 한솥밥을 먹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단순한 운동부 육성을 넘어, 농촌 지역 소규모 학교가 겪고 있는 구조적 위기와 축구부의 중대한 역할이 재조명됐다.
현재 풍기중학교의 전교생은 6학급 116명(126명 안팎) 수준으로, 이 중 축구부 학생 37명이 전체의 약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급격한 저출생과 학령인구 절벽 현상으로 관내 초등학교 졸업생이 급감하면서, 축구부 유입이 없다면 당장 학급 감축 및 통합·폐교 수순을 피하기 어려운 것이 농촌 학교의 냉혹한 현실이다.

풍기중학교 관계자는 “현재의 축구부 정원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향후 수년 내에 학급 수가 1개 학급으로 급감해 학교 존폐가 위태로워진다”며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축구부 학생들이 지역 학교의 학급 수를 유지하고 교육 인프라를 지탱하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국을 무대로 거두는 빛나는 성적 뒤편에는 여전히 눈물겨운 재정적 부담과 열악한 환경이 자리 잡고 있다.
학교 측 설명에 따르면 축구부의 연간 공식 대회 출전과 동·하계 전지훈련, 유니폼 및 장비 구입비, 지도자 인건비 등으로 막대한 목적사업비가 소요되지만, 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의 기초 지원금만으로는 운영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영주시에서 지원하는 연간 6,000만 원의 보조금과 학부모 부담금으로 간신히 살림을 꾸려가고 있으나, 연간 1억 원 이상의 기본 운영비조차 맞추기 빠듯하다.
특히 선수단 이동을 책임지는 팀 버스는 노후화로 인해 매달 100만 원 안팎, 연간 수백만 원에 달하는 막대한 수리비가 발생해 구단과 학부모들의 주머니 사정을 짓누르고 있다. 여기에 타 지역 고등학교 진학 시 경북 관내 실적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아 교기 육성 지원금이 삭감되는 불합리한 제도적 한계까지 겹쳐 현장의 고충은 가중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도교육청 등에서 지원되는 교기 육성비가 종목별 인원 규모의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교장 선생님께서 부족한 재원을 메우기 위해 동분서주하시지만, 한정된 학교 예산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해 지역사회의 온정과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이날 전달식 후 운동장에서 만난 풍기중학교 축구부 학년별 주장단은 축구를 향한 열정과 솔직한 바람을 담담히 털어놓았다.
3학년 주장 김동현 학생
“저희 후배들과 친구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마음 놓고 운동할 수 있도록 장학금이나 시설 지원이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는 만큼 저희도 그라운드에서 더 많은 성적을 내고 멋진 경기로 보답하겠습니다.”
2학년 주장 박경민 학생
“장비나 훈련 여건이 부족할 때는 전술 훈련이나 연습을 제대로 진행하기 어려울 때가 있어 속상하기도 합니다. 시설이나 훈련 환경에 대한 지원을 조금만 더 받아서 미흡한 점들을 고치고 채워나간다면, 형들과 함께 더 높은 목표를 세우고 뛰어난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학년 주장 장심 학생
“학교에서 운동하면서 안전시설이나 훈련 여건 때문에 힘든 순간들도 있지만, 저희는 항상 즐겁고 신나게 훈련하면서 기본기를 단단하게 다지고 있습니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을 기쁘게 해드리고, 많은 지원을 받아 축구에만 온전히 집중해서 우리 학교의 이름을 전국에 더 빛내고 싶습니다.
이종오 영넷 회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전국대회 준우승과 왕중왕전 진출이라는 기적 같은 쾌거를 일궈낸 풍기중 축구부 지도자들과 학생들에게 깊은 경의를 표한다”며 “비록 큰 액수는 아니지만 지역의 어른들이 아이들의 땀과 노력을 항상 응원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주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김병호 경북항공고 이사장 역시 “이웃 학교로서 풍기중 축구부가 겪고 있는 고민과 재정적 무게에 깊이 공감한다”며 “우리가 가진 공간과 인프라를 서로 나누고 공유하며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겠다”고 화답했다.
한 교장은 “오늘 영주사랑네트워크에서 전해주신 따뜻한 정성은 우리 학생들에게 큰 용기와 희망이 될 것이다. 학생들이 그라운드 위에서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의 손길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학령인구 소멸의 파고 속에서 축구공 하나로 학교를 살리고, 푸른 잔디 위에서 대한민국 축구의 내일을 길어 올리는 풍기중학교. 아이들의 순수한 열정이 예산과 환경의 벽에 부딪혀 꺾이지 않도록, 영주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제도권 차원의 실질적인 정책 배려가 뒷받침되어야 할 때다.